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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Oct 27, 2022
  • 21

– 특별한 아들이었군!

 

2021년 기준 한국 7~12세 아동 자폐증 발병율이 2.64%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7~12세 나이의 아이를 가진 엄마 중 2.64%밖에 안되는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대략 3%.. 수능성적도 전국 3%에 들지 못했는데 우리 아들덕에 특별한 엄마가 된것 같다. 한 커뮤니티에서 아이의 장애등록에 대해서 찬반토론이 열렸다. 한 엄마의 게시글 때문이다.

“아이에게 장애라는 낙인을 찍지마세요”

그 분의 요지는 아이가 어릴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내려 장애등록을 하지말고 장애가 없을거라는 믿음으로 아이를 키우면 현재 보이는 발달지연 증상들이 완화되고 비 장애인으로 자랄 것란 이론이다. 이 글을 제목부터가 문제가 있다. [낙인]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정의가 아래와 같다.

낙인(烙印)
1. 쇠붙이로 만들어 불에 달구어 찍는 도장. 목재나 기구, 가축 따위에 주로 찍고 예전에는 형벌로 죄인의 몸에 찍는 일도 있었다.
2. 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이르는 말.


출처: 네이버 사전

단어의 정의를 봐도 그렇고,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쓰임새를 봐도 ‘낙인’은 무언가를 잘 못한 사람에게 따라 붙는 꼬리표 같은 것이다.

그럼 ‘장애’가 아이에게 ‘낙인’일까? 당연히 아니다. 이 아이가 정말 장애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장애는 능력의 결함이다. 선천적으로든 후천적으로든 97.36%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2.64%의 아이들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완치가 되기 어렵고 그 능력 안에서  수많은 연습을 통해 97.36% 사람 위주로 만들어낸 사회에 적응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이건 욕이나 불명예스러운 말을 들을 만큼의 잘못인가? 아니다. 장애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아이가 원해서 가진 것도 부모가 잘 못해서 얻은 것도 아니다. 생명의 탄생에서 2.64%의 확률로 태어난 것이고, 아직도 수 많은 연구 중인 환경적.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낙인’을 찍었다 라는 말을 쓰는 것은 잘 못된 표현이다. 97.63%에게는 없는 많은 어려움을 갖고도 수십 수백배의 노력으로 성장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사랑해주어야 한다. 이 아이들의 노력에 ‘훈장’을 달아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글쓴이의 아이가 정말 장애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장애가 없는 발달 지연 아이는 얼마 기간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심을 통해 개월 수에 맞는 발달 수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재판정 기간을  통해 장애는 취소 될 것이다. 아직 어린아이라 장애를 가졌다는 부끄러움 보다는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 낸 아이로 삶의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장애가 없어도 발달 지연을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남들과 다를 때 가장 힘든 건 적절한 치료기관을 찾는 것도,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모든 발전은 현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내 아이가 장애가 있고 없음은 부모의 사랑을 바꿀 만한 요소가 아니다. 또, 장애라는 단어에 얽매어 ‘그렇다. 아니다’에 집착하다 보면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게 될 때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낀다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장애’는 2.64%의 아이만 갖고 있는 다른 모습일 뿐이다. 부모는 상황(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가족의 삶을 지배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아빠 우광호의 대사 중에 ‘자폐인과 같이 사는 것은 조금 외롭다’라는 말이 있다. 핵심증상으로 의사소통 결여가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가족을 외롭게 할 때도 있다. 드라마와 같이 천재적인 능력이 없어 말하기 부터 밥먹기, 대답하기 등 많은 것들을 가르쳐야 하기도 하다. 그래서 쉽지 않은 길이다. 괜히 대한민국 3% 일까? 쉽지 않으니 그렇겠지. 하지만 쉽지 않은 길에서는 수 많은 성장이 일어나고, 엄마는 오늘도 아들 덕에 성장하고 있다.

엄마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 우리 아들을 위해 내가 할 일은 ‘장애’유무를 판단하는 것도, 사람들과 왈가왈부하는 것도 아니고,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너의 모든 노력과 아픔을 이해하고 응원하며, 어떤 일이든 ‘할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 아들의 장애는 낙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3%의 특별한 엄마라는 훈장을 만들어 주었다.

 

“사랑해, 너의 모든 걸 사랑해”

-느리나이 https://brunch.co.kr/@godji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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