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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Apr 01, 2017
  • 1915
나의 이중성

얼마 전 비행기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한 경험을
새벽편지 글로 써서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바닥청소까지 하려다가
스튜어디스가 도리어 미안해 할까봐
나름 배려심으로 그냥 나왔던 그 일...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스스로의 이중적인 모습에 많이 놀랐습니다
이유인즉, 재외한인구조단의 일로
다시 비행기를 타게 되었고
자연스레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볼일을 보려는데 왼쪽 발에 화장지가 밟혀 있었습니다
이 화장지를 신발에서 제거하려고
발을 들었다가 차며 떨어뜨리려 애썼습니다

그런데 화장지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
발에서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화장지가 어찌나 착 붙어버렸는지요
왼발차기를 수차례...

그냥 볼일을 끝내고나서 발아래를 다시 보니
그렇게 안 떨어지던 화장지 조각이
어느새 떨어져서 태연하게,
바닥에 쉬듯 편안히 누워 있는 게 아닙니까?

순간 화딱지가 나서 화장지를 밀어 차버렸습니다
화장지에게 복수를 해서인지 속이 좀 풀렸습니다
그러던 순간!
지난번에 쓴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배려심과 세심한 마음으로 행했던 것에
스스로도, 독자들도 많은 감동을 받았었는데...

지금의 복수 행동은
완전 이중인격 그대로였습니다

화장지는 구석으로 처박혀 보이지도 않았고
화풀이도 한 김에 그냥 나오려 했습니다만,
.... 뭔가 찜찜했습니다

마지못해 허리를 수그려 잠시 원수(?)였던
화장지 조각을 집어 결국 휴지통에 넣고 나왔습니다

평소 누구나 지니고 있는 이중 마음!
함께 지니고 있는 다른 한 마음을 만났습니다

시원찮았지만 그나마 할 일은 한 것 같아
다음 일에 지장은 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

- 소 천 -

삶 속에 존재하는 두 가지 마음!
팍팍한 메마름에 촉촉한 단비를 내릴 수 있는 건...
언제나 내 자신 뿐입니다^^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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