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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Aug 22, 2023
  • 3

청년이 지나 중년이 다가오면서 가장 귀에 콕콕 박혔던 가사는 바로 가수 ‘윤종신’의 노래였습니다. 1990년 015B의 객원보컬로 데뷔하여 무려 33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음악과 함께 한 뮤지션 윤종신. 오십이 지난 지금까지도 월간 윤종신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꾸준히 앨범을 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꾸준히, 거기 그 자리에 늘 있는 사람. 윤종신의 또박또박한 가사전달력과 진솔한 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숙성된 와인처럼 그의 음악은 세월이 지나면서 그 의미가 더 또렷해지는 듯합니다. 수많은 그의 곡 중 불안이 엄습할 때 나에게 위로가 돼 주었던 노래 3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곡, <가까운 미래>
 

“나는 슬플 때 격려나 위로보다는 함께 우는 소리를 하거나 한탄을 하는 게 더 낫더라구요. 슬픔을 대하는 색다른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윤종신 인터뷰 중에서)“

가까운 미래 세상이 싹 다 망해 버렸으면 내심 바랬어.
모두 슬프고 다들 외롭고 위로 따윈 없는.

나만 슬픈 것 같아 세상이 다 망해버렸으면 하고 바라는 노래. 슬픔이란 각자에게 모두 다른 크기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슬픔은 누군가에겐 작아 보일 수 있어도 자신에겐 무엇보다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그 억울함과 한탄 섞인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져오는 이곡은 함께 한껏 울고 털어내 버리자는 의도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때로는 ‘힘내’라는 뻔한 위로보다 손을 잡고 같이 울어주는 듯한 윤종신의 절규와 같은 선율이 뜨겁게 그을렸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곡입니다.

 

두 번째 곡, <나이>

4050 중에 나이라는 곡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들어도 너무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곡입니다. <나이>라는 곡은 2011년 마지막 달에 발표한 곡으로 새로운 해를 앞두고 윤종신이 느끼는 나이와 세월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는 곡입니다.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
데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사람에게 마지막 날이 주어진다면, 누군가에게 하던 비난과 증오는 내려놓고 남은 시간이 너무나 아쉬운 듯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한다고 하죠. 가장 많이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인류가 최후에 남기고 싶은 것은 사랑이 아닐까요? 언젠가 마침표를 찍게 될 우리의 삶에서 후회 없도록 용서하고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주는 곡일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곡, <지친 하루>

윤종신의 곡 중 가장 많은 청년들에게 위안을 줬던 곡은 아마 <지친 하루>일 것입니다. 수험생들, 취업준비생, 직장인들… 기나긴 마라톤같은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이들이 지칠 때 듣기 좋은 곡인데요. 현재 상황이 너무나 힘이 들지만 지친 내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 때 기댈 곳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이 곡을 듣습니다.
<지친 하루>는 그저 자신을 믿고 나아가라는 덤덤한 위로를 줍니다. 주먹을 쥐지 않아도 파이팅을 외치지 않아도 듣고 있으면 뭉클한 마음이 올라오는데요. 마치 종신이 형이 쭈그려 앉은 내 옆으로 와 내 등을 쓸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미안해 내 사랑 너의 자랑이 되고 싶은데
지친 내 하루 위로만 바래.
날 믿는다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취한 한숨에 걸터앉은 이 밤
해낼게 믿어준 대로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정해진 ‘옳은 길’ 따위는 없습니다.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일 뿐이죠.
오늘도 수고한 당신에게 이 곡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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