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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Oct 17, 2023
  • 4

 

파란 하늘을 보거나 산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듣거나 멋진 풍경을 보면, 감성에 젖어 어느덧 시한 수가 절로 떠오를 때가 있는데요. 막상 쓰려고 하면 생각과 다르게 잘 써지지 않거나, 쓰더라도 ‘과연 이게 시라고 할 수 있는 걸까?’하는 이런저런 고민에 시작하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시는 은유와 상징, 역설이나 반어법을 써야 하거나 뭔가 배배 꼬아서 멋지게 보이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시는 ‘언어의 조합’입니다.

다만 시어와 일상어는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요. 시어는 함축적이며, 암시 적이며, 구체적이며, 운율이 있습니다. 또한 시는 완벽한 문장을 토대로 하고, 시인이 생각한 것이나 보여주고 싶은 풍경 같은 것을 구체적이고 비유적 이미지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시의 특징이 시어를 일상어와 구분 짓게 만드는 기준이 됩니다.
이는 시의 목적이랄 수 있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시의 목적에 다다르기 위한 가장 기본적 수단이 ‘직유법’입니다. 시는 직유에서 시작해 직유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직유법을 모르고 다른 비유법에 대해 말할 수 없고, 직유법을 정확히 모르면서 다른 비유법을 쓸 수도 없습니다. 시는 내가 본 세계를 나만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즉, 시는 내가 본 세계를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이 그 세계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언어예술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본 세계는 어떤 것일까요? 내가 본 세계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깨달음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발견한 어떤 풍경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식은 다른 사람이 알만한 것에 빗대어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것이 바로 직유법인데요. 내가 본 세계를 다른 사람 은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막연한 언어로 말을 한다면, 상대는 그 말의 의미를 전혀 공감할 수 없고, 내가 작위적이고 구체성이 없는 말로 전달한다면, 그 내용이 너무 막연하여 상대가 종잡을 수 없습니다.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에게 그 기분을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엄청나게 좋았어요. 매우 좋았어요.” 이런 말들은 주관적이고, 추상적입니다. 구체성이 없기 때문에 실감이 나지 않는데요. 그러나 “아이스크림이 혀 속에서 순식간에 녹는 것 같은 짜릿한 기분이었어요.”라고 한다면, 아이스크림을 먹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표현해야 무언가 ‘상’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구체적 이미지로 표현해야 그 말을 듣는 상대도 이해할 수 있는데요. 다시 말하면, 시는 말로 전달하는 이미지인 것입니다.

 

시인은 어떤 이미지나, 어떤 세계를 인간의 말로 전달합니다. 문제는 이미지를 그리는 방식인데요. 그림을 그리는 수단에 따라 예술 장르는 구분됩니다. 모든 예술은 어떤 상을 그립니다. 그러나 사용하는 도구와 수단이 다르죠. 그림은 물감으로, 사진은 빛으로, 음악은 소리로, 시는 언어로 이미지를 담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기호일 뿐인 언어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서로가 알고 있는 사물의 이미지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언어로 이미지를 전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간은 비유 언어를 통해 이미지 만들고 전달합니다. 이때 가장 기본이면서, 자주 쓰이는 것이 직유법입니다.

 

시 쓰기를 배우고 싶다면, 직유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하루에 5문장씩 직유 문장을 쓰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써보세요. 이 방법은 상당히 효과적이어서 6개월 정도 빠지지 않고 연습한 사람은 일정 수준의 시를 쓸 수 있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표현방법을 가지고, 시인은 시를 만듭니다. 단지 일반인과 시인의 차이가 있다면, 누구나 쓰는 표현 방법을 시인은 조금 더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삽질이나 호미질처럼 누구나 연습하면 가능한 것이 시 쓰기이고,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안다면, 시 쓰기도 하나의 기술이고, 기능입니다. 즉 시를 쓸 준비를 하고, 그 연습을 충실히 한다면,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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