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감동편지

  • 김미정
  • Mar 15, 2023
  • 27

엄마의 삶은 사방이 막힌 안경공장에서 먼지가 가득한 김밥 노점상으로, 한여름에도 추운 야채코너에서 설거지가 마르지 않는 주방으로 옮겨다녔다.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엄마의 삶은 위태로워 보였다.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좁고 자칫 잘못 내딛기라도 하면 물가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 엄마는 늘 긴장감과 조바심 속에서 살았으리라. 그런 엄마가 금방이라도 급한 물살을 타고 떠내려갈까 봐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징검다리 같은 삶을 마다하지 않았다. 엄마는 사랑하는 존재인 자식을 위해 스스로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길 자처했다. 자식만을 위한 삶, 그건 짊어지고 가야할 것 자꾸만 불어나는 고된 길이었다. 엄마의 고생은 생활이 되고 당연해져 갔다. 엄마는 고생을 하면서도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이제 엄마가 짊어지고 있는 절박함의 무게를 내려놓게 하고 싶다. 위태로운 곳에서 홀로 외롭게 있지 않도록, 좁고 고된 징검다리 위가 아니라 커다란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들판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무엇보다 소중한 당신의 손을 꼭 잡는다.

– 김해안 에세이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에게> 중에서

제목 날짜
어느 날, 책 속의 한 글귀가 내 인생을 흔들었다   2023.09.12
사랑이 두려운 당신에게   2023.09.06
삶이 무의미할때 나를 일으켜준 것   2023.08.31
당신이 진정 원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2023.08.31
삶이 힘들다면 한번쯤 들어봐야 할 이노래   2023.08.22
배신하지 않고 항상 내 곁을 지켜주는 존재가 있다면   2023.08.22
고독한 외톨이의 글   2023.08.10
중년은 아름답다   2023.08.10
언제 죽을지 모르니 미리 정리하자   2023.08.10
처음 본 느낌 그대로 삶을 바라볼 수 만 있다면   2023.06.20
지금 우리 부부 사이 몇 점일까?   2023.06.20
내 사람이 아닌,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라   2023.05.17
어린시절,나의 맥박을 두들기던   2023.05.02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반, 어린이 자기계발도서 BEST5   2023.04.05
동백 꽃 지다. 제주 4.3을 기억하며   2023.04.05
당신만이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   2023.03.15
위대한 사람의 기준은 미덕으로 측정된다   2023.02.08
우리엄마는 홈쇼핑 요리를 잘 하십니다   2022.12.01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표현하는 특별한 방식   2022.11.16
대한민국 3% 엄마   202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