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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May 17, 2023
  • 24

오월은 가정에 관련된 날이 유독 많이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바쁘기도 하지만 살펴야 할 상황과 선물이 많은 편이기도 한데요. 그러나 이날 하루만큼은 두 사람이 서로를 해방시켜도 좋지 않을까 싶은 그런 날이 있는데 바로 ‘부부의 날’입니다.

요즘이라면 ‘부부 해방의 날’을 부제로 써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문화를 만들기 위해, 1995년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표어를 내걸고 관련 행사를 개최한 것에서 시작되어 200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두 사람(2)이 하나(1)가 된다”

는 의미에서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하는데요. 과거가정은 일반적으로 조부모, 부모, 자녀, 삼대를 직계가족으로 여겼고, 삼대가 모여서 행복하고 단란하게 살면 그 가정은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화처럼 여겨졌지만 요즘은 시대가 많이 달라지고 있죠.
가족이 중요한 것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지만, 결혼을 하는 나이도 세대 불문 많이 다양해졌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계획을 세우지 않는 부부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가 있는 가정도 온전히 독립된 가정으로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조선후기 양반부부

그런데 시간을 쑥 거슬러 조선시대로 회기해 보니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는데요.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며 살아라”

부부 문화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처럼 참 명쾌한 말이었습니다. 조선시대 부부관은 서로를 동등하게 여기는 데 기반은 두고 있다고 합니다. 예란 본래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 그 의미를 두고 있는데, 비단 부부만 아니라 사람의 관계가 다 그러할 것입니다. 퇴계 이황이 손자 안도에게 보낸 편지에 더욱 더 명확히 드러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부부는 인륜의 시작이요 만복의 근원이란다. 지극히 친근한 사이이기는 하지만, 또한 지극히 바르고 조심해야 하지. 그래서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시작된다고 하는 거란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부부간에 서로 예를 갖추어 공경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너무 가깝게 만 지내다가 마침내는 서로 깔보고 업신여기는 지경에 이르고 말지. 이 모두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거란다. 그 집안을 바르게 하려면 마땅히 시작부터 조심해야 하는 것이니, 거듭 경계하기 바란다.”

당시 부부의 언어생활 또한 존경의 의미로 서로 극존칭을 사용하였고, 편지는 경어체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퇴계 이황 선생이 전한 편지는 현재의 인간관계에 대입해 보아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진심 어린 조언으로 생각 되어졌답니다.
또 퇴계 이황은 첫 번째 부인이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안동 권 씨와 재혼을 하였는데, 그녀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알고도 결혼을 한 것이었죠. 그리고 어느 날 권 씨가 흰 두루마기를 다림질하다가 조금 태우는 일이 있었고, 권 씨는 그 부분에 붉은 천을 덧대 기웠는데 이황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입고 나갔다고 합니다. 자신과 부인을 잔뜩 비웃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을 했는데요.

“모르는 소리 말게. 붉은색은 잡귀를 쫓고 복을 부르는 것이라네. 우리 부인이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라고 해준 것인데 어찌 이상하단 말인가.”

 

시대 별로 부부에 대한 정의나 문화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 간의 예의나 신뢰는 어쩌면 변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부부의 날에는 서로를 향한 존중을 담아 서로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한 마디의 예쁜 말은 무한한 사랑으로 다시 부부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두 사람은 엄청난 확률로 이어진 평생 단짝 친구라는 한 번 더 되새기는 날 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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