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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Aug 22, 2023
  • 3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거실에 한데 모였습니다. 바로 반려견 포미가 이 집으로 들어왔을 때 부터였죠. 말이 없던 아버지도 드라마만 보시던 어머니도 게임만 하던 동생도 이제는 한데 모여 웃음꽃을 피웁니다. 짤뚱한 다리에 멈출 줄 모르는 풍성한 꼬리, 반짝이는 눈, 쫑긋한 귀…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우리 포미. 포미는 친구의 소개로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던 강아지입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인줄 알았건만, 어느새 우리 식구가 되어 소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친구, 사랑, 그리고 회사… 사람을 믿었다가 배신감도 많이 느끼고 좌절했던 지난 날, 항상 당당했던 젊은 날을 지나 두려움도 불안함도 많아져만 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내가 반려동물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적 없었는데, 정말로 쉽지 않았습니다.
내 다리 사이에서 자는 포미 때문에 잘 때는 함부로 뒤척일 수도 없었고, 포미가 기력이 없어 보이는 날은 어디가 아픈걸까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어느 날은 포미가 침대에 실례를 해서 이불을 빨고 갈아뒀더니, 그새 다시 실례를 해버린 것입니다. ‘아이고, 모르겠다’ 하고 침대에 드러 누워버렸습니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포미는 좋다고 꼬리를 흔들며 제 얼굴을 사정없이 핥아주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버렸습니다. 마치 사람 아기 하나를 키우는 것만 같았죠.
힘들다가도 나를 바라보는 포미의 초롱초롱한 두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모든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퇴사 후 우울하고 멍하게 있었을 시간들을 어느새 포미가 곁에서 따뜻한 온기로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포미는 나를 절대로 배신할 일이 없다는 것, 그 점이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가족 구성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나에게 위로와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나를 매일 매일 두 시간씩 걷게 했습니다. 덕분에 체중도 감량되고 체력도 제법 좋아진 느낌이었죠.
방에서 게임만 하던 동생에게 함께 나가서 걷자고 이야기할 거리도 생겼습니다. 포미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남자 둘이서 산책을 하거나 커피한잔 마시며 멍 때리는 일도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포미는 우리 가족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습니다. 동물은 동물일 뿐 그 이상도 아니라던 아버지도 어느 새 포미의 매력에 흠뻑 빠지셨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크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도 최근에야 알았으니까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웃는 어머니의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반려동물이라 하면 사람과 함께 생활하며 우정과 애정을 나누는 동물을 말할 것입니다. 이러한 동물들은 현재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주인과의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합니다. 반려동물은 주인에게 회복력, 위로, 안정감을 주고, 우리의 삶에 기쁨과 행복을 더해줍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 구성원으로 취급되며, 그들의 존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큰 의미와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반려동물의 복지와 행복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반려동물의 건강, 영양, 운동, 사회화 등에 대한 관리와 관심이 많아지면서, 동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유치원에 보내 사회화 훈련과 운동을 시키고,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식단을 구성하여 먹이는 등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도 함께 사회화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물을 돌보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호자로서 맡아야 할 새로운 임무들을 하나씩 달성해나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좌절, 성취감, 책임감 등을 느끼며 반려동물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갖는 무거운 일일 것입니다. 동물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꾸준한 산책과 운동, 적절한 사료와 관리, 예방접종 등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매우 많을테니까요.
반려동물이 이제 그저 동물이 아닌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가족, 동반자로서 우리의 일상에서 큰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반려동물. 그들은 존재 자체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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